Friday, December 14, 2018

철권7 PC 키보드 활용법(조이스틱 vs 패드 vs 키보드 매크로 비교)

들어가기 전에

철권7, 아주 멋진 대전 게임이다. 수십 년 전에 철권1이 처음 나온 이후 오락실에서 줄기차게 하던 게임이다. 이제 철권7은 PC판으로도 나와서 플레이스테이션이 없는 사람도 손쉽게 실행할 수 있고, 고사양 컴퓨터가 필요하지도 않다. 2021년 1월 현재 스팀에서 4만 4천원 정도에 살 수 있다(가끔 할인함). 온라인에 접속하면 언제나 상대가 있다(2021년 1월 기준). 

단, 철권 세계에서 초짜를 위한 나라는 없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개쳐맞을 준비를 해야한다. 초보가 살아남기가 상당히 힘든데, 생존 방법은 다음 문서를 참조하시라.

참고: 철권7 초보 생존 가이드

조이스틱?

PC용 조이스틱이 있으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조이스틱으로 하겠지만 누가 그런 걸 가지고 있겠는가? 어쩌다 XBox용 조이패드를 PC에 연결해 노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가볍게 즐기려는데 몇 만원 또는 몇 십 만원하는 조이스틱을 사기가 부담스럽고, 샀어도 온라인에서 수십 판 깨지고 나면 조이스틱을 집어 던질 것이다. 게임을 삭제하지 않는 게 용하다.

조이패드?

조이패드가 있는 사람은 그걸로 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조이패드는 조이스틱, 키보드 중에서 가장 쓰기 힘든 입력 기구이다. 프로 중에 조이패드를 쓰는 사람도 있긴 하다.

단, 어시스트 설정을 하면 패드의 R1 등 특정 버튼에 어시스트를 지정하여 중요 기술은 쉽게 쓸 수 있다. 어시스트 설정은 키보드의 경우와 비슷하며, 아래 설명을 참조하시라. 또한 동시 입력, 예를 들어 잡기 기술을 트리거 키 등에 지정할 수 있으니 조이패드로도 기본적인 건 즐길 수 있다. 풍신권 같은 건 어려운데, 굳이 조이패드로하는 사람들도 있다.

키보드의 장점

철권은 대체로 조이스틱이 키보드보다 낫다는 평이 많지만, 그래도 키보드는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집에 있는 것을 쓰면 되니 무료다. 둘째, 모든 조작은 아니지만 여러 조작이 키보드 쪽이 더 빠르고 정확하다. 예를 들어, 앞으로 대시하려면 레버를 앞으로 움직였다가 중립으로 갔다가 다시 앞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키보드는? 그냥 앞 버튼 두 번 누르면 된다.

셋째, 키보드에는 매크로 또는 특수 기술을 지정할 수 있다. 폴의 붕권을 쓰려면 앉았다가 대각선 앞으로 앉았다가 앞으로 가야 하는데, 조이스틱은 90도로 살짝 돌리면 되지만 키보드로 하려면 손가락이 피곤하다. 이런 연속 입력을 AutoHotKey와 같은 키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키 하나에 지정할 수 있다. 그럼 폴의 대표 기술은 다 쓸 수 있다. 게임이 엄청 쾌적해진다. 

조이스틱 사용자들이 연속 백대시를 하려면 상당 기간 연습해야 하고 손이 힘든데, 매크로로 만들면 간단히 해결된다. 매크로의 문제는 기능을 지정하는 과정이 번거롭다는 것이다. 매크로 지정 방법은 이 글 뒷 부분 참조.

그 외 키보드의 장점으로서, 두 손으로 방향 키를 입력할 수 있다. 되게 어려운 기술은 한 손으로만 연속 입력하기 힘들므로 두 손이 나눠서 빠르게 입력할 수 있다. 이는 아주 소수만 사용하는 히트박스 입력기와 비슷하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 대로 매크로를 쓰면 어려운 커맨드를 직접 입력할 필요 없지만 사람에 따라, 캐릭터에 따라 이러한 능력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참고: 배드가이의 철권7 키보드 설정.

키보드의 단점

첫째, 키보드는 동시 입력이 잘 안 된다. 조이스틱에서도 양손 등의 동시 입력이 항상 잘 되지는 않는데, 키보드는 더 하다. 키보드로 양손을 10번 눌러 보면 9번은 되지만 1번은 두 손 중에 미세하게 한 손이 먼저 눌려진다. 이런 신뢰도로는 게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동시 키 설정을 해서 한 키만 누르는 것이 낫다. 철권의 신이라 불리는 무릎 씨도 양손을 별도 버튼으로 배정해서 쓴다고 하는데, 다른 별도 키는 쓰지 않는 모양이니 역시 조이스틱은 키보드 보다는 동시 입력이 잘 되는 듯하다.

순간 동시 입력 외에도 누적 동시 입력이란 게 있는데, 예를 들어 어퍼컷 기술을 쓰려면 아래 키, 앞 키, 오른 손 키, 이 3개의 키를 눌러야 하는데, 동시에 입력할 필요는 없다. 아래 키, 앞 키를 누른 채로 오른 손 키를 나중에 눌러도 된다. 이러한 누적 동시 입력이 안 되는 키보드가 있는데, 대체로 저렴한 제품이 그런 모양이다. 이런 키보드로는 철권을 할 수 없으니 동시 입력이 잘 된다고 하는 게임용 키보드로 바꾸는 걸 고려하시라. 요즘에는 저렴한 3만원 대 기계식 키보드도 쓸만하다.

동시 입력에 대해서는 이 글 아래 키 매핑, 컨트롤러 설정 부분을 참조하시라. 왼손+왼발, 왼손+오른손 등 다양한 동시 입력을 개별 키로 지정할 수 있다.

키보드의 단점 둘째는 조이스틱에 비해 왼손/오른손 모두 손가락이 피곤하다. 특히 장시간 게임할 때 그렇다. 조이스틱의 경우, 이동은 스틱으로 하므로 키보드처럼 신속,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손가락이 아프지는 않다(대신 손목이 좀 아플 듯). 또한 조이스틱으로 하면 오른손도 좀더 편하다.

셋째, 키보드는 조이스틱보다 맛이 없다고 한다. 여러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데 돈에 여유가 있거나, 철권뿐 아니라 다른 아케이드 게임도 한다면 조이스틱 하나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최근에 새로 조이스틱 살까 고민을 했는데, 다음 영상을 보고 나면 5만원짜리는 별로 사고 싶지 않을 것이다. 철권에 잘 맞다고들 하는 메이크스틱 조이스틱인데, 가격별로 푸품을 골라서 살 수 있다. 참고: 이구TV의 메이크스틱 구매 가이드.

조이스틱은 지고 나서 열 받았을 때 샷건을 치기도 좋다. 다만 안 쓰고 쳐박아 두면 좀 아깝다.

키 매핑

메인 화면 > Option > Button Mapping

여기에서 방향, 손, 발, LB, LS 등 다양한 키에 대해 키보드에서 어떤 키를 누르면 될지를 설정한다. 사람마다 편한 키보드 설정이 다르겠지만 나는 WSAD를 상하좌우로 쓴다. 대부분의 총 쏘는 게임과 동일하게 상하좌우를 쓰므로 매우 익숙하다. 또한 키패드의 4516을 왼손/오른손/왼발/오른발로 지정한다. 나는 숫자패드의 윗부분인 7과 8, 옆 부분인 3도 사용하므로 전체적으로 숫자패드가 편하다. 

1P와 2P를 설정할 수 있는데, 두 가지 모두 혼자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위 방향을 1P에서는 위쪽 화살표 키로 하고, 2P에서는 'W' 키로 했다면, 둘 중 아무 거나 눌러도 위 방향이 입력된다. 게임에서 기술 커맨드가 복잡할 때, 위와 같이 1P와 2P의 키를 모두 활용해서 상황에 따라 편한 키를 누를 수도 있다.

위 그림은 내가 쓰는 2P 키보드 설정인데, 상하좌우는 1P 키보드 설정에서 WSAD로 지정했고 나머지 키를 모두 2P 키보드 설정에서 지정했다.

컨트롤러 설정

메인 화면 > Option > Controller Setup

컨트롤러 설정에서는 주로 동시 입력을 지정한다. 우선 기본 콤보(Basic Combos)는 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키보드는 동시 입력이 힘든 경우가 많으므로, 본인에게 맞게 잡기, 양손, 양발 등 동시 입력을 지정한다. 위 그림에서처럼, 다양한 동시 입력 및 레이지 아트, 어시스트를 대부분 지정할 수 있지만 허용되는 키가 모자라서 3개는 지정할 수 없다. 게임에 익숙해지면 레이지 아트, 어시스트는 배정 안 해도 되므로 1개만 모자라게 된다.

1개 동시 키는 쓸 수 없으므로 나는 4버튼 동시 키를 포기했는데, 4버튼 동시 키는 기를 모아 상대를 조롱할 때도 쓰지만 복잡한 연속 잡기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킹이나 니나로 일단 연속 잡기를 시작한 후에 4버튼 동시 키를 연타하면 지가 알아서 연속 잡기를 한다.

초보의 경우 어시스트 키는 도움이 되는데, 이 키를 누른 채로 왼손, 오른손, 왼발, 오른발을 각각 누르면 각 캐릭터의 강력한 4가지 기술이 나간다. 예를 들어 진의 풍신권은 어시스트 키를 누른 채로 왼손을 누르면 바로 나간다.

매크로(특수 기술) 지정

키 매크로도 핵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핵은 아니고 편의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입력하기 힘든 명령을 연습하여 숙련하는 게 이 게임의 맛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입력은 편할 수록 좋은 것 아니겠는가? 비싼 조이스틱을 사는 것도 그러자고 하는 건데. 아무튼 키 매크로는 온라인 매칭 게임에서 제재가 없다.

방향 키 여러 개를 순서대로 입력해야 하는 기술들, 예를 들어 폴의 붕권 앞부분(스웨이 스텝)은 키보드로 하면 좀 불편하다. 이런 일련의 연속 키 또는 누적 동시 키는 AutoHotKey와 같은 매크로 지정 프로그램으로 지정할 수 있다. AutoHotKey의 사용법은 다른 글에서 따로 설명하겠는데, 맛보기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C::                               C키에 매크로 지정
send {s down}               S키 누름
sleep 10                      10밀리초 대기
send {d down}              D키 누름
sleep 10                      10밀리초 대기
send {s up}                  S키 뗌
sleep 10                     10밀리초 대기
send {d up}                 D키 뗌
return

위에서 보라색 부분은 설명이므로 스크립트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나는 D가 '앞으로' 키이므로, D 아래에 있는 C를 누르면 붕권 앞부분 동작, 즉, 앉았다가 대각선 앞으로 앉았다가 앞으로 일어서게 되며, 이 모든 명령이 30밀리초만에 입력된다. 즉, 0.03초만에 붕권 앞동작 명령이 주루룩 입력되는 것이고, 실제 동작은 그 이후에 실행된다. 붕권이라는 기술은 천천히 쓸 수도 있고 조이스틱으로 연습을 하면 빠르게 붕권을 쓸 수도 있는데, 키 매크로를 쓰면 최고 속도의 붕권을 바로 쓸 수 있다.

아래 참고 글 두 개를 자세히 살펴 보면 귀하도 키 매크로를 쓸 수 있다. 미리 말하자면, 좀 복잡하다. 다만 한 번 해 놓고 나면 다른 캐릭터로 바꾸기 전까지는 신경을 안 써도 된다.

참고:

    매크로 프로그램 기본 설명: AutoHotKey 사용법.

    철권7용 추가 설명: 철권7 자동 키 설정.

Friday, November 30, 2018

Far Cry 3 Survival Mode: A Guide to Survive

As I explained in my previous post, 'Survival Mode' is not a feature which the game supports, but just a rule not to continue the game once you die, but to restart from the beginning. This simple rule makes the game one of the hardest, exciting and painful survival game. My previous post: Far Cry 3 Survival Mode: Best wilderness/island survival game with guns.

This article is a guide for you to survive a little longer in the harsh environment.

You need to keep quiet.
If you shoot at an animal or an enemy, the gun sound brings other enemies, which is very bad for your well-being. In some cases, you can use your machete, but eventually, you'll need silenced guns or a bow. If you installed Ziggy's mod as I recommended, you don't own an assault rifle, meaning you can't attach modifications on a gun, even if you are holding one.

A bow
You can get a bow after clearing the outpost, south of the main village. The Path of the Hunter mission there gives you a great re-curved bow. You can reuse arrows if you can recover them, and a bow looks very cool for a survivor in a tropical island. However, after I saw myself dying on the ground with the fancy bow for several times, I thought I need stronger and easier-to-use guns.

A handgun with a silencer
You own 1911 handgun from the beginning. You can attach a silencer with about 600 dollars, which can be earned by killing a few tigers and crocodiles. And with a few hundred more dollars, red dot sight and extended magazine are also very handy. This upgraded handgun is very effective for killing animals safely and earning more money as long as you don't get greedy and show yourself in front of enemies.

Crocodile: island survivor's best merchandise
Crocodiles can be found by looking for lily pads on the surface of the water, which spawns randomly throughout rivers. It sells at more than a hundred dollars. While you go hunting trip through rivers, try to catch tigers as well.

Outposts
When you think you are ready, you can try to invade outposts. Well, good luck. I'm not very good at it. With Ziggy's mod, you can't tag enemies with the scope, so it is so easy for things to go wrong and die. You need to scout enemy base thoroughly and plan ahead, like Robinson Crusoe did for several years before he finally decides to attack carnivals.

Sniper rifles taken from enemies
After I died for several hundred times, I'm trying a different strategy. No hunting animals to earn money, no bags upgrades. I just jump into the easiest outpost and clear it. Then I grab a sniper rifle there, which, of course, with no silencer but it comes with a scope. Then I go to a next outpost and start shooting with the sniper rifle far from the outpost. After I kill all of them, I approach the outpost and I can acquire the outpost with 'Undetected' experience bonus. After clearing several outposts, the area is safe with no enemy patrolling, meaning I don't have to be quiet when I hunt there.

Thursday, November 29, 2018

Far Cry 3 Survival Mode: Best wilderness/island survival game with guns


Have you ever dreamed of crashing in a tropical island, and you find foods and live there? I do, a lot. If you have a PC, you can play The Forest or Stranded II or some other survival games, but you may want to have guns and see more various wild animals. Far Cry 3 can be that survival game and it has one of the best graphics.

This, my suggestion of 'survival mode' doesn't need any mod files or special add-ons. Simply, it is not to load a previous game when you die. If you die, that's it, you're dead. If you want to play it again, you start a game from the beginning. Of course, you don't start an actual new game, but you load a fresh-start save file which will be explained later in this article. This simple 'permanent death' rule changes everything in the game.

You will know how dangerous it is to kill a small pack of dogs even if you have a gun, and how easy it is to die. You think you can shoot down 2 enemies but your gun sound brings another enemy and you die. You will die and start over several times in the first hour. Was this game this hard? You will feel deep frustration, anger, and even agony to lose all your belongings and start again. How dumb I am to do the exact same mistake over and over, and expect somehow not to fall this time?

If you keep dying and trying again, meaning if you can bear the pain, you will understand that no great guns can save you from death, but your complete, utter concentration at the moment can keep you safe, and... still, you die again. You understand any money or high level of skills are all meaningless when you die. And you may understand that completing goals in your mind is not important, but the journey itself, the ground you are standing, the view of the island you are seeing, the 'now' is meaningful. You are there, totally. It is near impossible to achieve any big goals anyway.

Try it for yourself.

And here is how to prepare fresh-start save file. First, start a new game, watch the prologue scene, and complete the tutorial mission. And save the game, and exit it. If you play it via Steam, your save file will be in:
C:\Program Files (x86)\Ubisoft\Ubisoft Game Launcher\savegames\a54e9b95-1446-443f-8323-17743de6fcc4\46
In the folder, '1.save' is the save file if you selected '1' as your save game slot. FYI, '5.save' is the auto-save file. Make a copy of '1.save' for later use (make a backup). When you die in the game, quit the game and re-start the game and load '1'. If '1' save file is changed for any reason, you can delete it and copy from your backup file.

And I recommend Ziggy's mod, which gives you more immersion, challenge, and freedom. In Google, search for 'Ziggy's mod Far Cry 3', which will direct you to Nexus mods web page.

My related post: Far Cry 3 Survival Mode: A Guide to Survive

Saturday, October 6, 2018

XCOM Long War 경험기

XCOM Long War는 XCOM의 팬들이 만든 무료 모드인데, 다채로운 병과와 무기, 변형된 외계인이 추가되며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XCOM 본편은 예전에 여러 번 완료했었다. 마지막에는 클래식 수준 어려움에 아이언맨 옵션을 켜서 했는데, 실수했다고 해서 이전 저장 파일을 다시 불러오기를 할 수 없어서 상당히 많은 병사들이 죽고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Long War는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이 어렵다. 수없이 이전 저장 파일을 다시 불러오지 않고는 도저히 진행할 수 없다고 느껴지지만, 인터넷을 보면 나보다 훨씬 잘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튼 엄청난 외계인들에 맞서는 나의 가장 큰 무기는 이전 저장 파일 불러오기였다. 이전 시점 회귀인 셈인데, 탐크루즈와 에밀리블런트가 주연한 영화 '엣지오브투머로우'와 비슷하다. 귀중한 병사들이 죽으면 회귀해서 다시 시도하고, 또 다시 시도하고... Long War를 완료하기까지 100시간이 넘게 게임을 했고, 하루 2시간씩 했다고 치면 2개월이 걸린다. 완료한 후 결과를 보니 외계인을 자그마치 5,662마리를 잡았다! 아주 징하다. 수도 없이 회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29명의 병사는 살리지 못했다. 아끼는 베테랑 병사들이 죽었을 때만 회귀를 했기 때문이다.

중간에 포기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이건 도저히 즐기는 마음으로 진행할 만한 난이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게임의 묘한 매력에 빠져 다시 돌아왔을 때에는 설정 파일을 수정하여 난이도를 낮추었다. 병사들의 전투 피로도를 낮추고 부상 회복 속도를 올려서 조속히 복귀할 수 있도록 했고, 전투기 수리 속도도 높였다. 그렇게 해도 상당히 어려웠는데, 설정을 수정하지 않고도 완료한 사람들은 정말 뭐하는 사람들인가? 진정한 매니아라고 인정하겠다.

초반의 어려움을 견디면서 드디어 내 생존 전략의 핵심인 저격병을 두 명 키웠고 살림이 좀 나아지나 했다. 이 정도면 할 만한 걸? 출전하는 병사들을 보면 든든했다. 그런데 전장에 투입되는 외계인들의 수가 점점 더 늘어나면서, 한 전투에서는 전장 끝까지 내몰리게 되었다. 후퇴를 거듭하다 결국에는 나의 스카웃이 적에게 물려 좀비가 되었고, 그가 분대원들에게 어그적거리며 다가올 때는 정말 참담했다.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최고 계급까지 진급한 저격병이 나왔다. 내 전략에서는 다른 병사들은 죽어도 저격병이 죽으면 미래가 없기 때문에 무조건 회귀해서 살렸다. 이 저격병들은 크리티컬 공격을 극대화하도록 되어있다. 오른쪽 사진의 기술 목록에서 두 번째 '론울프'는 아군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명중률과 크리티컬 확률을 높여 주는 것으로서, 초반에는 쓸모가 있었지만 나중에는 전혀 쓸모가 없었다. 왜냐하면 한 전투에 저격병을 5~6명씩이나 투입하는데 각기 다른 저격 지점으로 분산시킬 만한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크리티컬 공격력을 극대화했으므로, 중후반에 중장갑을 갖춘 적들(Damage Reduction이 높은 적들)도 큰 어려움 없이 잡을 수 있다.

의무병은 초기에는 원호 사격(Overwatch)을 잘 하도록 하여 재미 좀 봤지만 중후반에서는 거의 쓸모가 없었다. 왜냐하면 원호 사격을 한답시고 앞에서 알짱거리면 막대한 적의 화력에 노출되어 죽어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적진에 다가가는 유일한 병사는 온갖 방어 수단을 덕지덕지 쳐바른 정찰병(Scout)이었다. 정찰병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몸이 무거워서 멀리 이동하지도 못한다. 다만 반응 속도가 빨라서(Lightning Reflexes), 적의 원호 사격을 대부분 피한다. 같은 이유로, 어설트, 인판트리, 로케티어, 거너 등 적진에 다가가야 하는 다양한 병과를 사용하지 못했다. 로케티어는 후반에 최종 로켓 무기인 블래스터 론처가 개발된 후에 사용할 수 있었다.

저격병들이 주력이다 보니, 오른쪽 사진과 같이 큰 건물이 있는 지형에 취약하다. 이런 곳에서는 아주 갑갑해진다. 문이나 창가로 다가 가자니 얻어 맞을 것이고 바깥에서는 안쪽을 공격하기 어렵다. 결국 정찰병이 건물 안쪽을 기웃거리면서 적들이 문이나 창가로 다가오도록 해야 한다. 고개를 내미는 놈은 기다리고 있던 내 저격병들에게 죽는다. 스릴 넘치는 진입 작전은 하지 못하지만 최소한 안전은 보장된다.

중반으로 접어 들면서 외계인들의 우주선이 거대해지고 밀려오는 적군이 많아서 도저히 저격병들로 적을 저지할 수 없는 전투를 치르게 되었다. 그때까지도 화력이 약한 레이저 무기만 들고 있었다. 여러 차례 시도를 하다가 결국은 모든 병사들을 적 우주선 지붕 위 가운데로 올렸다. 적의 공격을 받지는 않지만, 적들이 지붕 바로 아래에 몰려 있기 때문에 아군도 적을 사격할 수 없었다. 내 정찰병이 여기 저기 뛰어다니며 유인 작전을 펼쳐 어찌어찌 한두 놈씩 잡았고, 두 시간이 지난 후에야 겨우 그 전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베테랑 저격병들이 10명 정도 성장하면서 지상전은 어느 정도 승기를 잡았지만 공중전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나중에는 아예 우주선 요격을 시도하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드디어 파이어스톰을 개발하게 되었다. 외계인으로부터 빼내온 기술과 부품으로 만들어진 이 요격선이 처음으로 출격하는 장면은 아주 감동적이었다.

외계인들이 내 기지로 쳐들어온 적이 서너번 있었다. 이 기지 방어전이 참 골 때린다. 나의 핵심 병사들을 골라서 출전시키지 못하고 운에 따라 베테랑과 신병이 함께 전투를 하게 되므로 상당히 힘들었다. 그 중 마지막 전투는 적의 화력이 어마어마해서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며칠에 걸쳐 전술을 바꿔가며 재시도해보니 그럭저럭 막을 방도가 나왔다.

저격병을 위한 최종 장갑인 아크엔젤이 개발되어 저격병들이 모두 공중에 뜰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개활지에서는 6명의 저격병이 완전히 전장을 장악했고, 진정한 Death from Above, 공중으로부터 내려 꽂히는 죽음을 보여준다.

후반에 접어 들면서 고스트아머를 개발하여 3회 동안 몸을 숨길 수 있게 되었고 은신 상태로 적진에 뛰어면 적에게 발견되지 않는다. 더 멀리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운 의무병은 3회의 시간 동안 전장 끝까지 달릴 수 있고, 시한 폭탄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폭탄을 제거하는 동작을 하면 은신 상태가 풀리므로 주의해야 한다.

고스트아머를 입은 상태에서 발견한 적은 내 시야에서 벗어나더라도 계속 보이므로 나중에 잡기가 상당히 편해진다. 단, 나중에 잡을 때는 정찰병 등을 통해 다시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우측 사진: 공격을 할 수 있는 시야는 없지만 적이 보이는 상태).

오른쪽 사진은 후반에 기갑병이 나오기 전까지 활약한 정찰병이다. 인간이라는 한계로 인해 체력이 높지 않으므로 적 공격을 몸으로 맞아서 때우기 보다는 주로 회피한다. 내가 사용한 후반 기갑병은 골리앗으로서, 진정한 탱커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체력이 어마어마해서 적 기갑 로봇과 육박전을 펼쳐도 될 정도이다.

드디어 마지막 전투. 체력 100점 짜리의 섹토파드들이 나오는데 그건 애교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최종 보스 우버 이테리얼. 이놈은 장갑이 튼튼해서 22점 정도의 공격으로는 흠집도 나지 않는다. 30점 정도의 크리티컬을 터트려야 겨우 6점 정도의 피해를 입힌다. 그런 데다가 공격이 다 끝나면 16점을 회복한다. 이 괴물에게 나의 자랑스러운 저격병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하나 둘씩 죽어갔다. 망연자실해 있다가 이건 깨기가 불가능하다고 느꼈다. 그 다음 날 심기일전하여 다시 도전해 보았으나 역시 졌다. 그래서 최종 완료를 완전히 포기하고 그냥 접으려고 했다. 며칠 후, 즉, 오늘 다시 한 번 도전했다. 상당한 시간을 들여 호위병들을 하나씩 제거하고 7명의 저격병을 비롯하여 나의 모든 병사를 적진에 밀어 넣었다. 적의 방어력을 낮추는 로케티어의 슈레더 로켓을 날리는 것으로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저격병들의 정밀 사격(Precision Shot)이 이어졌고, 크리티컬이 몇 차례 이어지면서 도저히 죽이기 불가능할 거라고 여겨졌던 우버 이테리얼이 쓰러졌다. 우와...

XCOM Long War는 지난 번에 내 블로그에서 소개했던 XCOM 2 에일리언 헌터보다 훨씬 어려웠다. 이전 시점으로 회귀를 끝없이 반복하지 않고는 진행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 회귀를 통해 실수를 줄이고 위험을 계산하는 방법을 배웠으니 다음에 다시 한다면 회귀 회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몇달에 걸친 험난한 여정이자 엄청난 모험이었다.

Tuesday, July 31, 2018

XCOM 2 에일리언 헌터 경험기

XCOM 2, 정말 대단한 게임이다. 좀 전에 XCOM 2의 DLC인 에일리언 헌터를 포함한 게임을 마치고 흥분과 만족감이 든다. 참고로, 에일리언 헌터를 아직 해 보지 않은 독자라면 이 글에 줄거리 누설이 있으므로 보지 마시기 바란다. 이 글은 에일리언 헌터에 나오는 보스들을 간신히 잡고 엔딩까지 진행한 나의 이야기이다.

이번 게임이 에일리언 헌터의 첫 시도는 아니었다. 처음 XCOM 2를 하다가 멋모르고 에일리언 헌터 시나리오를 시작했다가 베테랑 병사들이 차례로 죽어 나가는 모습을 보고 도저히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생각하고 게임을 다시 시작했다. 에일리언 헌터는 너무 힘들므로 게임 시작 옵션에서 에일리언 헌터를 빼고, 게임 난이도도 '쉬움'으로 선택하고, 대신에 아이언맨 옵션을 선택하고 게임을 시작했다. 아이언맨 옵션은 XCOM을 XCOM답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옵션으로서, 병사가 다치거나 죽더라도 저장된 게임을 다시 불러 올 수 없다. 움직임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생각하게 된다.

새 게임을 좀 진행하다가 엔지니어링에서 프로스트밤을 제작할 수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프로스트밤은 엄청 좋은 폭탄인데, 이건 바이퍼킹을 잡아야 나오는 것 아니던가? 아무튼 덕분에 게임이 좀 쉬워졌다고 생각하면서 미션들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바이퍼킹이 떡하니 전장에 나타났다. ㄷㄷ. 쟤 여기 왜 나와?

그래도 한 번 겪어본 놈이고, 프로스트밤도 있으니 큰 피해 없이 잡았다. 그 다음 버서커퀸도 잡았다. 이제 에일리언 헌터에서 나오는 특별한 무기와 장비도 마련했으므로 마지막 아천킹도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천킹에게 휘둘리더니 어어 하는 사이에 베테랑 병사들이 싹 죽어버렸다. 모든 병사가 죽었으므로 미션이 실패로 끝났다.

잠시 동안 화면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에일리언 헌터의 특별한 장비들을 미션 실패로 인해 모두 사라져 버렸고, 기지에는 초짜 병사들이 내 눈치를 보고 있었다. 포기하고 새로 게임을 시작할까 하다가, 그 동안 개발해 놓은 기술이 아까워서 좀더 해보기로 했다. 나중에 아천킹은 잡았고, 초짜들은 전투를 겪으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갔다. 아바타 프로젝트 타이머가 끝까지 다 차도록 내버려 두다가 30일의 여유 시간을 활용해서 간신히 외계인 기지를 하나씩 잡았다. 그러다가 결국은 30일 여유 시간도 다 써버려서 게임이 끝나 버렸다.

엔딩크레딧을 보다가 다시 게임 메뉴 화면으로 돌아와보니 종료 전 게임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이언맨 옵션으로 게임하면 임의로 저장된 게임을 불러올 수 없는데, 게임은 종료되었지만 저장된 것은 남아 있으므로 다시 불러올 수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다시 게임을 진행하여 아바타 프로젝트 타이머도 제 시간에 초기화할 수 있었다.

그 이후로는 병사들이 죽는 일이 거의 없었다. 에일리언 헌터에 나오는 보스들만큼 힘든 적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마지막 보스도 에일리언 헌터의 보스보다 쉬었다. 그건 마지막 미션에 참여한 병사들의 능력과 장비가 엄청나게 좋았기 때문이다. 힘없는 초중반에 나온 에일리언 헌터 보스들이 사기적이었던 것이다.

아무튼 게임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나니 참 뿌듯하다. 초중반에 베테랑 병사들이 죽으면서 모든 것을 잃은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어떻게든 전진해보니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애착을 가진 것을 잃으면서도 진행하는 것이 이 게임의 미덕이고, 삶의 미덕이기도 하다.